린나이 스토리
나의 사적이고 아름다운 부엌
나의
사적이고
아름다운
부엌
사적이고
아름다운
부엌
차리다 스튜디오는 김은아 푸드 스타일리스트의 추억과 취향이 곳곳에 녹아 들어 있다. 또 일로 만드는 요리가 아닌 스스로를 위한 ‘솔 푸드’를 만들 수 있 는스튜디오를 꿈꾸며 차린 곳이기에 아주 사적인 공간이라할 수 있겠다.
스튜디오가 한옥의 부엌과 닮았어요. 이 공간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어릴 적 좋아했던 친할머니의 부엌을 떠올리며 만들었어요. 그곳에서 뭔가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친할머니 댁을 생 각하면 늘 부엌에 할머니가 계셨고, 부엌 옆의 자그마한 상에서 친척 동생들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 고구마를 굽거나 떡을 쪄먹는 등 간식을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나요. 어떤 음식을 해 먹는 공간이라기보다 놀던 공간, 추억의 공간이에요. 푸드 스타일리스 트로 일하면서 만든 다른 작업실은 서양식 주방이지만 이곳을 만들 때에는 그런 식의 디자인에 조금 지쳐 있었어요. 예전에는 부엌이 작업실이자 놀이 공간이었는데 이 직업을 오래하면서 점점 더 일에 초점을 맞췄고, 나만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죠. 그래서 알아보던 차에 이곳을 발견한 거예요. 원래는 40년이나 된, 매우 오래된 집이었어요. 여기에 어떤 부엌을 차릴까 고민 하다가 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푸근한 느낌이 나는 할머니 주방과 닮게 만들었죠. 할머니 댁에 큰 가마솥이 있었는데 그 모습을 따와 한쪽에 가마도 두고요. 야심 차게 두었지만 사실 관리하기 너무 힘들어요.(웃음) 내부를 닦을때 물을 부어서 닦은 후 다시 물을 퍼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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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이 있으니 할머니의 부엌이라는 콘셉트가 잘 전해지는 것 같아요. 가마솥 외에 또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가마솥이 놓여 있지만 민속촌에 온 듯한 느낌은 주고 싶지 않았어요. 동시에 활용도 높은 공간을 연출하고 싶었죠. 쉽지 않은 일이다 보니 공간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스태프분들과 회의를 많이 했어요. 가마솥 옆에는 일반 주방의 모습인데 각이 진 수직, 수평으로 구조를 짠다면 과거의 흙으로 만든 부엌과는 이질감이 들 것 같아 전체적으로 곡선을 많이 활용했지요. 부뚜막도 모양만이지만 만들어놓고요. 양평에 사는 부모님 집에서 장작도 얻어다 두었죠. 할머니 댁에서 대청마루에 앉아 떡이나 고구마 같은 간식을 먹었던 기억에서 어떤 식탁을 두기보다는 바닥보다 약간 턱을 높게 해서 대청마루와 닮은 공간도 만들었어요. 벽을 뚫어 창문을 완전히 개방할 수 있도록 해 마치 대청마루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듯한느낌을 줄수 있게했죠.작은방은 곳간 같이 꾸며 보았어요. 재료를 항아리에 담아두어 느낌을 살렸죠. 이 커다란 나무 도마는 할머니께서 오랜 시간 사용하시던 물건이에요. 오래되고 무거워 버리려 하셔서 제가 가져왔죠. 지금 할머니는 플라스틱 도마를 사용하세요.(웃음)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영향도 받았다고 들었어요.
영화의 어떤 한 부분을 차용했다기보다 영화를 보며 느낀 감상을 살려 공간에 담으려 했어요. 요리를 직접 만들고 먹는 과정을 통해 힐링하는 영화 속 주인공을 보며 나만을 위한 요리를 만들 공간을 갖고 싶었죠. 밭에서 갓 따 와 설탕에 재워 먹는 토마토, 김치를 올린 따끈한 군고구마 등 아주 사소한 요리지만 오롯이 나만을 위한 요리가 있는 공간 말이에요. 처음에는 정말 시골에 위치한 집들도 알아봤어요. 양평 끝자락에 있는 다 쓰러져가는 집에도 가보고요. 옆에서 지켜보던 신랑이 적절히 말려주어 집 가까 이에 이곳을 마련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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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리다 스튜디오를 정의한다면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부엌은 저에게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직업도 푸드 스타일리스트를 선택 했고요. 즐거움으로 시작했지만 일이 되다 보니 이곳에서 꽤 치열한 시간을 보냈어요. 물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요. 그러다 보니 스튜디오를 회사처럼 다닌 것 같아요. 스튜디오를 ‘일터’로 보는 시각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잠시 숨을 가다듬을 수 있는 쉼표 같은 스튜디오를 만들 고싶었어요. 요리를 조금 망쳐도,손에 잡히는 그릇에 담아도 평가 받지 않는 그런 편안함이 있는 곳 말이에요. 이차리다스튜디 오는 제게 그런 공간이죠.
부엌에 놓을 아이템을 고르는 나만의 기준이 있나요?
일하면서 점점 이런 취향이 생기는 것 같아요. 지금의 저는 그런 취향을 만들어가는 중이에요. 아주 트렌디한 아이템도 구입해보고, 매우 인기 있는 브랜드의 제품도 사봤어요. 그러면서 깨달은 건 첫눈에 확 끌리는 디자인보다는 지켜보면서 오래 함께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 때 구매하는 것 같더라고요. 탄탄하게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는 제품이거나,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공방의 제 품이거나.
린나이 제품을 이곳에 들인 것도 비슷한 맥락인가요?
그런 것 같아요. 린나이라는 브랜드를 선택하게 된 건 이 브랜드가 갖고 있는 가스레인지에 대한 노하우에 믿음이 갔기 때문이에 요. 차리다 스튜디오에 놓인 린나이 제품은 최근에 나온 모델이 아닌 매우 클래식한 디자인의 제품이에요. 위에 언급한 대로 오래 바라보고 함께할 수 있는 디자인이 거든요. 기능도 훌륭하고, 화력도 좋고요. 어머니도 린나이 가스 오븐 레인지를 아주 오래 사용하셨어요. 지금 부모님이 계시는 양평 집에도 린나이 제품이 놓여 있어서 그런지 린나이 제품은 제게 매우 익숙해요.
푸드 스타일리스트로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새로운 스튜디오를 또 준비 중이에요. 이전의 스튜디오보다 좀 더 규모가 큰 곳이라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또 다른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새로운 공간은 부엌과 그릇을 대여해주는 ‘차리다 빌리지’ 공간을 함께 운영할 계 획이에요. 한남동 스튜디오가 그런 형태인데 경계가 불분명해서 새로운 스튜디오에서는 좀 더 다듬으려고 해요. 차리다 빌리지 는 푸드 스타일리스트나 음식 촬영을 하는 포토그래퍼, 에디터들이 자주 찾곤 해요. 제가 일을 하고 만드는 모든 부엌이 사람들과 함께할수있는공간,같이있을때더빛나는공간이되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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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리다 스튜디오에 자리한 클래식한 디자인에 화력까지 좋은 린나이 가스레인지.
2. 전자제품부터 그릇까지 스튜디오 곳곳엔 김은아 푸드 스타일리스트의 취향이 담겨 있다.
3. 시골집 대청마루를 연상시키는 공간. 세월이 느껴지는 부엌 도구와 가구들이 잘 어우러진다.
4. 할머니에게서 받은 그릇부터 시작해 직접 이곳저곳에서 사고, 모은 그릇들이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5. 할머니의 따뜻하고 포근한 시골 부엌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가마솥.
2. 전자제품부터 그릇까지 스튜디오 곳곳엔 김은아 푸드 스타일리스트의 취향이 담겨 있다.
3. 시골집 대청마루를 연상시키는 공간. 세월이 느껴지는 부엌 도구와 가구들이 잘 어우러진다.
4. 할머니에게서 받은 그릇부터 시작해 직접 이곳저곳에서 사고, 모은 그릇들이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5. 할머니의 따뜻하고 포근한 시골 부엌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가마솥.